한국으로 돌아가는 마지막날.
늦은 오후 비행기라 낮에 있는 기아 타이거즈와 라쿠텐 이글스와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보러 다시 긴마치 구장으로 갔다.
가기전에 다시 한번 차를 빌려 보았다.
이번에 빌린 차는 스즈키의 허슬러라는 경차. 홈페이지에는 말도 안되는 31km/l 라고 나와있어서 빌렸는데 결론은 그래도 20km/l 이상 연비가 나오는것 같다.
하지만 승차감과 차량성능은 케안습이라는거...
이미 한번 다녀온 곳이라고 가는길이 금방이었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팬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본에서 야구가 인기가 있어서 그런지 라쿠텐 팬들이 딱 유니폼을 입고 와서 다들 응원하고 있었다. 나도 질수는 없기 때문에 기아 유니폼을 딱 입고 사진을 찍기위해 여기저기 좌표를 찍었다.
작년에 우승의 주역인 최형우, 안치홍, 김선빈, 이명기, 김민식 선수들도 보이고 이번에 새로 선물받은 정성훈 선수까지 ㅋㅋ
투수들은 대부분 컨디션 조절중이라 신입급 선수들을 경기에 많이 내 보내는 느낌이었다.
양현종, 헥터, 임창용 등 베터랑 선수들은 잔디밭에 앉아서 시범경기 구경을 하고 있었다.
뭔가 경기를 보고 있는데 문득 예전에 4번타자 왕종훈, 다이아몬드A에서 봤던 일본 고교야구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냥 뭐랄까 경기도 여유롭고 날씨도 화창하고 다들 나들이 나온 기분...
정말 날마다 이곳에서 이렇게 시간날때 마다 점심이나 하나 싸들고와서 야구 경기 보고 그리고 잔디밭에 누워서 딩굴거리다가 집에가면 좋겠다... 이런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우연히 경기전에 선수들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돌아다니고 있는데 대만에서 최형우를 좋아한다는 친구를 만났다.
예전 부터 한국야구를 좋아했는데 특히 삼성에서 부터 활약 했던 최형우를 좋아한다며 최형우 카드를 들고 있었는데 나한테 선물이라면 2장이나줬다.
예전에 NBA, MLB 좋아 할때 카드들을 모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만큼 우리나라 야구를 좋아해 준다니 뭔가 기분이 좋았다. 이번에 NC에서 뽑은 왕웨이중 선수 이야기도 하고 예전 대만 출장이야기도 나누고... 오랜만에 영어?를 쓰는 기회였다 ㅋㅋㅋ
한참 경기를 보고 있는데 옆에 누군가가 쭈뼛대며 뭐라고 물어본다. 자세히 들어보니 현금이 없어서 약간의 현금을 빌려줄수 있냐는 것이다.
응?! 뭐지?! 이런생각에 이상하게 보고 있는데 사정을 들어보니 부자간에 여행을 왔는데 아버지가 예산을 잘못 잡아서 버스를 타고 오키나와 나하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버스비는 있는데 택시비가 없어서 어떻게 가야할지 몰라서 나한테 돈을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왠지 아버지가 아들 앞에서 부끄러울수도 있는데 나한테 부탁을 한 걸 뿌리칠수는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했는데 그냥 내차를 타고 함께 오키나와로 가자고 했다.
해외를 다니면서 나도 이런저런 도움을 받은 기억이 있어 이대로 정없이 내치는건 아닌거 같아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오키나와로 돌아왔다.
아버지인 그분은 인천에서 일을 하시고 아들은 군산에서 이번에 고3을 올라간다고 한다. 이번에 아버지와 아들 둘이서 이렇게 여행을 왔는데 아마도 계획 미스로 예산이랑 교통편에서 빵구가 난듯했다.
둘다 말이 없는 성향인지 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걸었는데 썩 재밌게 대화 하면 온거 같지는 않았다.
뭔가 섭섭한 "고맙다"라는 말한마디만 듣고 헤어졌는데, 나중에라도 아버지든 아들이든 다른 여행지에서 도움을 줘야 할 일이 있다면 줄 수 있는 분들 이었으면 좋겠다.
어느덧 나하시내에 들어오니 슬슬 해가 지려고 하고 있다.
빨리 차 반납하고 공항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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